스미다가와 하나비대회
- August 30, 201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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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의 여름, 마지막 마쯔리.
지난 주에 친구들과 스미다가와 하나비를 다녀왔다.
도쿄에서 제일 규모가 큰 불꽃놀이이며, 가장 사람이 많아서 보기 힘든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사람 우글거려도 한번은 가보자며, 한국인 아가씨 세명과 타이완 친구 수치와 쫄래쫄래 길을 나섰다.
지식도 없고, 경험치도 없는 외국인 바보 네 명ㅋㅋ
강변에서 하는건줄 알았는데 강 근처 길은 다 출입금지 되어 있었다.
시야는 빌딩숲에 막혀있어서 잘 안보일 것 같았다.
대체 어디서 보면 좋은거냐며 망연자실.
결국은 자리잡기를 자포자기하고 골목 한 구석에서 야키소바와 카키코오리를 먹으며 쉬다가

언뜻 좋아보이는 자리가 있었는데, 돗자리가 접힌채로 아무도 없는 자리가 있었다.
옆의 아주머니들에게 이 돗자리 아주머니들 꺼냐며 질문했더니 아니랜다.
그러더니 대뜸, 그냥 앉아버려! 사람 안 온지 한참됐어. 오면 일어나주면 되잖아?
이제 곧 시작할텐데 그렇게 있으면 아깝기도 하고, 그냥 앉아앉아
요렇게 말하는거다.
이런 일본 아줌마들 처음 본다ㅋㅋㅋㅋ
우린 아줌마들의 부추김에 용기를 얻어 대강 돗자리에 앉았다.

그렇지만 역시 그래보여도 자리를 맡아놓은거긴 했는지,
결국은 사람이 와서 자리를 비켜줬다.
대강 옆자리 아줌마들 뒤에 서서 어정어정 하고 있자니
아줌마들이 비닐을 주면서 앉으라며..ㅠㅠ
그래서 뒤에 앉아서 아주 좋은 자리에서 대빵만하게 눈 앞에서 터지는 불꽃을 감상했다.
불꽃이 어찌나 크고, 많이 터지는지 심장이 막 두근두근 거렸다.
나도 모르게 박수가 나오는 불꽃놀이였다.
스고이!!!!

똑똑한 우리들은 불꽃놀이 끝나기 20분 전에 움직이기 시작해서
료고쿠의 1봉 50엔 야키토리야에 갔다.
우리가 갔을 땐 테이블이 5개 정도 비어있었는데,
이후 5분 사이에 미친듯이 손님들이 밀려들었고(불꽃놀이 종료)
결국 우리의 야키토리 오마카세 세트(750엔)가 늦어도 너무 늦게 나와 재촉을 좀 했더니
죄송했다며, 그 세트 자체를 공짜로 해주었다.
뭔가 그 날은 정말 운이 좋았다.
친절한 아줌마들 덕에 불꽃놀이도 제대로 보고, 야키토리 뒷풀이도 완벽했다.

스티커 사진만 더 잘 나왔으면 좋았을텐데-ㅋㅋㅋㅋ
그렇지만 일본의 여름 마쯔리는 정말 즐겁다.
일본에 와서 변한 것들.
- August 28, 201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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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cy
시간을 잘 지키게 되었다.
지도를 찾아보게 되었다.
출발 전 시계체크와 노선검색은 필수.
구두에도 양말을 신는다.
모자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되었다.
화장을 할 땐 꼭 블러셔를 잔뜩 발라준다.
땡땡이와 레이스, 꽃무늬가 이뻐보인다.
긴치마가 좋아졌다.
한국 요리를 더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 요리에 대한 지식이 생겼다.
토마토와 계란은 환상 조합이다.
술 먹고 난 후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
낫또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여름의 후지산 등반
- August 25, 20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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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Mount Fuji is very shy and very often he doesn’t want us to see him’ – Cherry Blossoms








일본에서의 여름, 최근 근황
- July 30, 20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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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ㅋㅋㅋ
일단 내 생활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써보는 7월 근황.
7월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
바로 이런 일.
한국 핸드폰 제조사에서 일본에 수출할 핸드폰을 테스트하는 업무이다.
스마트폰이라서 이런저런 기능들을 써보고 문제있으면 레포팅하고. 이전에 했던 웹QA랑 비슷하다.
나름 아르바이트가 아닌 계약직이므로 9시 출근 6시 퇴근에 휴가도 어렵고, 업무보고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시급도 좋고 칼퇴에 핸드폰만 만지고 있음 되니 일이 어렵지 않고 편한 것은 분명하나…
마음이 편칠 않아!
ㅠㅠ
일이 너무나도 재미가 없다. 엉엉엉
하루종일 핸드폰 들여다보고 온갖 메뉴 들쑤시는 일이 뭐가 재밌겠나..
저번엔 졸다가 핸드폰을 손에서 떨어트려서 쿠당탕탕 소리가 났다.
모두의 시선을 받았다. 하아하아
잘릴 줄 알았는데 별 말도 안하더라.
나에게 아무것도 기대하는게 없는 참 좋은..직..장…
그래도 매일 야근과 업무과중으로 고생하는 송은 그렇게 일하고 월급은 많이 받으니 얼마나 좋냐며
참으라고, 참으라고 수십번 말해줬다.
2주 동안은 정말 견딜 수 없이 힘들었으나, 그 이후에는 이겨내기 위한 노력을 했다.
이렇게.
즉, 이전에 알바할 때는 돈을 적게 벌었지만 스트레스도 적었고, 적게 먹고도 행복했으나.
최근에는 돈을 넉넉히 벌게되면서, 그 돈을 먹고 노는데 탕진하고 있다.
결국 모이는 돈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는 놀라운 현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7월도 갔으니 한달밖에 안남은 나의 워킹생활, 끝내주게 즐겨주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는 체력.
주 6일로 일하고 일요일 하루 쉬는데 몸이 삐그덕거린다.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할 때는 건강하더니, 다시 사무직을 하게 되니
머리는 두통에, 뱃 속은 가스차고, 장은 안 움직여서 변비고, 허리엉덩이가 쑤시며, 다리가 붓는다.
난 정말 직장생활이 안맞나봐..ㄷㄷ
이번 계기로 확실히 알았달까;
그렇지만 8월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일본여름체험이 될 것이기 때문에.
홍삼엑기스며 몸에 좋다는 고기 먹고 힘내서 놀기로 결심했다.
….
여튼 그렇게 7월이 가고,
이제 8월이다!
쇼핑을 한번에 해결한다!! 레이크타운
- July 30, 20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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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cy
1년 정도 지내다보니, 이제 대강 일본 브랜드 이름들이 익숙해졌다. 처음 왔을 땐 쇼핑몰을 가도 온갖 모르는 곳 투성이라 신세계였는데. 이제는 아 그거, 저거 하는 수준이 됐다. 이게 다 혼자 뚜벅뚜벅 이곳저곳 들쑤시고 다닌 결과다..ㅎㅎ
여튼, 가이드북을 보면 보통 지역별로 나뉘어 있고, 지역별 쇼핑스팟이 소개되어 있는데, 솔직히 그거 신경쓸 필요가 없다. 유명한 브랜드는 보통 체인 형식이라 어디든 좀 큰 곳만 가면 금방 눈에 띄기 때문에. 도큐핸즈만 해도 이케부쿠로, 신주쿠, 긴자, 시부야…등등등 머 이런데 굳이 쇼핑을 위해 일정에 구애받을 필요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더욱 더 알뜰하게 여행을 하자면, 그냥 쇼핑을 하루로 몰아버리면 편하다.
쇼핑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은 역시 쇼핑몰. 사이타마에 있는 코시가야 레이크타운越谷レイクタウン은 일본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다. 조금 외곽에 있는데, 역 이름이 ‘코시가야 레이크타운역’이다. 와라비에서 30분, 도쿄에서는 1시간 거리이다.
코시가야 레이크타운 홈페이지 http://www.aeon-laketown.jp/
예전에 공터였던 곳을 활용하기 위해 계획 개발하여 쇼핑몰을 세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변에 아파트 주택단지 하나, 호수공원 하나, 레이크타운 쇼핑몰이 전부다. 물론 이 쇼핑몰이 엄청 크지만.
레 이크타운은 바람(카제), 모리(숲), 아울렛 총 3개의 3층 건물로 이뤄져있다. 일본에서 제일 크다고 들었기 때문에 처음 갔을 땐 ‘생각보다 작은데?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돌다보니 넓다,넓다를 실감했다. 다 돌아보려면 하루 이상 걸릴 것 같아@@
여튼 일본의 유명한 브랜드는 여기 다 모여있다. 가면 쇼핑유혹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가뜩이나 요즘 세일 중이기 때문에…그러나 빈보(가난뱅이)인 저는 웁니다…ㅠㅠ



















빈보라 쇼핑은 못하지만 그래도 밥은 먹고 살아야 하기에ㅋ 얼마 전에 레이크타운에 맛있는 규탄(우설, 소혀고기) 가게가 있다고 하여 다녀왔다.


‘리큐’라는 규탄 전문점이다. 원래 규탄이 센다이仙台 쪽 명물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유명한 곳이라고. 이 레이크타운의 리큐는 관동지역 첫 분점이라고 한다. 숯불에 구은 규탄과 보리밥, 츠케모노(절임요리), 소고기 스프, 요렇게 정식세트로 1575엔이다.
캬하- 다시 보니 또 먹고 싶은 마음..(쓰읍)
맛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음…말이 안되는데, 뭐랄까. 버석거리는 부드러움이 아니라 씹히는 맛이 있으면서도 씹고 나면 부드러워지는 그런 느낌이다. 예를 굳이 들자면..젤리같은 느낌이랄까! 으헉- 맛있어맛있어.
사 실 소혀고기라니, 일본에 오기 전까지는 먹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호르몬 가게나 고기집에 가면 규탄을 메뉴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몇 번 먹어보고는 반해버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설부위가 이렇게 맛있나? 그냥 내가 못 먹어봤을 뿐? 그래서 사실 일본 규탄이어서 맛있는지, 그냥 내 입맛에 맞아서 맛있는건지 잘 모르겠다.
여튼 레이크타운은 쇼핑하기도 좋고, 식사하기도 좋다. 이제 푹푹 찌는 여름이 되면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도 힘들다. 시원한 곳에서 쾌적하게 쇼핑만 한다면 이 곳 레이크타운이 참 적격이다. 쇼핑 목적이 아니어도 이 곳은 깨끗하고 정비가 잘 되어 있는 느낌이라 그냥 놀러 가기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차비인데… 그래도 도쿄에서 가는 것 보다야, 와라비에서 가면 훨씬 저렴하다. 내가 와라비에 살아서 이득보는 기분이 들 줄이야ㅋㅋ
葛飾納涼花火大会
- July 29, 201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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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cy
벌써 7월 마지막 주다.
7월과 8월, 일본의 여름은 거의 매일, 크고 작은 마쯔리와 하나비로 이어진다. 봄에는 벚꽃놀이, 여름에는 마쯔리. 여름이 되면 친구들과 유카타를 입고 마쯔리 구경을 가는게 내 소박한 소망 중에 하나였달까.
그런데 올해는 3월에 있었던 쓰나미와 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지역이 있어, 마쯔리가 줄어들었다. ’간바레, 동일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조용히 진행하는 곳도 있고, 취소된 행사도 있다. 예를 들면 올해는 8월 마지막주의 아사쿠사 삼바 페스티벌을 볼 수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작년에 봐둘걸..ㅠㅠ 여튼 취소된 행사는 어쩔 수 없지만, 진행하는 이벤트에는 빠지지 않고 참가하기로 했다.
그래서 지난 화요일 7월 26일!ㅋㅋㅋ 8월에 참가할 하나비를 검색하다가, 참을성 없는 성격 탓에 그 날 실시하는 하나비를 가기로 결정했다. 바로 카츠시카 납량 하나비 대회. 그냥 별 생각없이 ‘오늘의 하나비’를 검색했더니 나왔는데, 좀 알아보니 꽤 규모가 있는 하나비 중 하나였다. 니시닛포리에서 전차를 갈아타고 2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회사에서도 가깝고 평일이라 사람들도 많지 않을 듯 하고, 무엇보다 날씨도 너무 좋았다.
카나마치 역은 하나비 대회가 열리는 곳에서 도보 20분 정도가 걸리는 곳이다. 그래서 인파가 가장 적게 몰릴 것이라 예상했으나, 출구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7시 20분 쯤 도착했더니 저 멀리서 불꽃은 이미 펑펑 터지고 있었다. 역에서 나온 사람들과 다 같이 걸어걸어 하나비를 하고 있는 강뚝 공원으로 향했다.
강뚝의 잔디밭은 이미 사람이 만원! 위쪽으로 사람들이 출입할 수 있는 도로를 비워놨는데,(일본사람들 대단하다. 비어있는 곳에 자리 잡을만도 한데, 다들 당연한듯이 도로를 비워놓고 질서정연하게 불꽃놀이를 감상하고 있었다) 그 근처에서 서서 불꽃놀이를 봤다. 불꽃놀이를 하고 있는 곳에서 살짝 떨어져 있었지만 경사진 강뚝공원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어서 시원시원한 하나비를 감상할 수 있었다.
물론 이 사진은 내가 찍은게 아니라, 광광차 일본에 왔던 와라비 식구 Y군이 찍은 사진. 굉장히 고급스러운 일본 문양느낌의 하나비였다. 친구와 이쁘다를 연발했다.
하나비는 보통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불꽃도 제대로 못 보고 고생만 한다고 들어서, 겁을 잔뜩 먹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사람도 적고 즐거웠다. 그리고 하나비 행사에 참가하는 일본사람들의 풍경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중 하나였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딱히 축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새치기하고 밀치고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다던지 싸운다던지, 그 옆에서 애기가 고래고래 운다던지. 솔직히 말하면 이게 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축제의 모습이다. 그러나 일본 사람들은 참 질서정연하다. 남들에게 폐 끼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다보니, 사람이 많을 수록 더욱 더 얌전하게 지시를 따른다. 이 날도 모두들 조용히 강뚝에 앉아 불꽃놀이를 감상하는 모습이 얼마나 평화롭게 느껴지던지.
그리고 유카타를 곱게 차려입고 봉다리에 맥주와 야키토리를 들고 종종종 걷는 아가씨들의 모습도 또 다른 구경거리였다. 이 날 꽤 많은 사람들이 유카타를 입고 있었는데 굉장히 이뻐보였다. 나도 유카타를 사서 입어보고 싶을 정도로! (아마도 사서 단 한번 입고 방치할 가능성이 100%이지만ㅋ)
일본은 마쯔리나 행사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유카타를 입는다고 들었지만 실제로 본 건 처음이었다. 유카타가 축제 전용 드레스같은 느낌이다. 이런 일본의 문화는 정말 부럽다. 우리나라는 호텔에 한복 차림으로 들어가려다가 출입이 금지당하는 일이 일어나는데, 일본에서는 이렇게 일상적이다. 비슷한 문화에, 비슷한 모양의 한복과 유카타. 그런데 이렇게나 대우가 다르다니 참 슬픈 일이다.
불꽃놀이가 아주 화려한 것도 아니고, 사람들은 몰려들고, 여름밤은 덥고. 일본 사람들에게 마쯔리 얘기를 꺼내면, 정작 자신들은 힘들어서 잘 안간다고 한다. 그러나 외국인인 나에게는 마쯔리가 단순한 놀이 뿐만이 아닌, 일본의 문화를 체험하는 장이 된다.
내 워킹 마지막 한달, 8월. 이 곳 일본에서의 첫 여름을 즐기며 더욱 더 일본을 느끼고 싶다.
와라비 시트콤, 라운지의 우와사
- July 22, 201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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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란 시간이 참 길게 느껴졌는데, 벌써 끝이 보인다. 다음 달이면 이 곳을 떠나게 된다. 그래서 이 곳에서 있었던 지난 1년을 추억해보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나는 우리 하우스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마치 TV속 시트콤 같다고 생각한다. 다들 엄청 열심히 살고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예상 밖으로 흘러가는 엉뚱한 사건들이 계속 일어난다. 그 시트콤의 등장인물은 나를 중심으로, 내 룸메이트, 내 옆방, 내 앞방 친구들이다. 마치 프렌즈의 친구들이 매일 카페에 모여서 차를 마시듯, 우리는 언제나 저녁시간이면 라운지에 모여 요리를 하고 TV를 보고 수다를 떤다.
언젠가 이 하우스의 일들을 에피소드 형식의 소설로 써 보고 싶다. 대략 떠오르는 에피소드 제목은 다음과 같다.
룸메이트와 공동생활
하우스의 아이돌 요나스
러시아 미녀의 하우스 임신사건
남자들이 초식계가 되어가는 이유
호우경보, 비 난리 사건
파티와 술과 끊기는 필름
미국인 존의 예의범절
외국인 노동자의 피곤한 삶에 대하여
이상한 삼각관계
일본이 흔들리던 날
하우스 1호 비밀커플 이야기
라운지 식구들의 평범한 저녁
버스터드 사건일지
식사의 끝
이 알찬 구성ㅋ 게다가 기승전결로 마무리되는 완벽한 목차이다. 아마 와라비 식구라면 에피소드 제목만 듣고도 어떤 사건인지 바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하우스가 생긴지 1년, 처음 시작을 함께했던 원년멤버들이 하우스를 떠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달엔 시구레와 하나가 떠났고, 이번 달에는 니시다와 남자 마야, 요나스가 떠난다. 나는 다음 달 말일까지 있게 되지만 모두 떠나고 없는 하우스는 벌써 시즌 1이 끝난 느낌이다. 아마도 내가 시즌1의 가장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그 날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헤어짐의 인사를 건네는 것 뿐.
ありがとう(고마워)
만남이 있다면 헤어짐도 있다. 홍콩사람인 마야에 의하면 홍콩에는 ‘언젠가 식사는 끝이 난다’라는 표현이 있다고 한다. 그렇게 본다면 나는 식사의 마지막에 깨끗이 설겆이를 하고 뒷정리를 하는 역할이다. 마음에 든다. 딱 내 역할이다.
시즌 1은 끝나지만 벌써 시즌2가 준비되고 있다. 이제 새로운 사람들이 만드는 시즌2가 시작되겠지. 물론 시즌2는 시즌 2대로 재미있을 것이다. 와라비 하우스의 누군가가 시즌2의 소식을 계속 전해줬으면 좋겠다.
벌써 일년
- June 30, 20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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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라비 하우스 첫 입주자인 시구레의 1년 만기 워킹비자가 끝이 났다. 거의 동시에 비자 만료인 하나도 일단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래서 둘을 위한 송별회를 마련했는데, 하우스 라운지 식구 거의 대부분이 모였다.

타마프라자로 이사 간 이엔상, 그 뒤 아라이상, 아저씨, 친절한 토미타상, 이엔상의 룸메이트 귀염둥이 히로, 송송송송이, 순둥이 유미, 개구쟁이 마야, 와라비 인기쟁이 요나스, 오사카아저씨 아츠시상, 요즘 방에서 뭐하니 주훈이, 넌 미국인 존, 캐나다에서 온 에미-미아 자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하나와 시구레.
1년을 있었던 오픈멤버이다보니, 정이 들어서 마음이 짠했다. 두 사람은 특히 내가 아끼던 사람들이라 아쉬웠다. 하우스가 썰렁한 이 기분을 너희는 알까- ㅠㅠ
딱 1년 전에 워킹 준비하면서 일본어 공부하고, 하우스 검색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1년이 지났다. 이 와라비 하우스가 딱 1년 전에 생겼다. 시간 참 빠르다.
뭐든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지만. 그리고 나는 그 끝에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건만, 오랜만에 아쉬운 마음에 쓸쓸해졌다. 새로운 사람들도 잔뜩 들어오고 다시 친하지만, 역시 끝을 보고 있는 나의 일정이 그들의 일정과 맞지 않음이 아쉽다. 1년 전 처음 이 하우스에 들어올 때에는 그런 생각이 안들었었다. 그 때 거의 끝을 바라보던 룸메이트였던 M언니의 마음이 나와 같았을까. 아아- 언니 그때는 정말 고마웠어요.
외국인들이 많은 우리 게스트 하우스. 학생 비자이든, 게스트 비자이든, 만남과 헤어짐이 일상적이다.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그리고 그걸 알고 있지만.
8월 말이면 아직 두달이나 남았는데, 두 달 밖에 안남았다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건 욕심이겠지. 함께 했던 식구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내가 가장 마지막에 이 하우스를 떠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는오픈 멤버 중에서도 거의끝 물이었다. M언니 덕분에 하우스에 친구들을 많이 만들수 있었다.아..또 감사해요, 언니..ㅠㅠ
여튼, 지금은 바램이 있다면 내가 그들에게 기억되길 바란다. 어떤 형태로든 좋으니, 와라비에 내가 있었다는걸 기억해줬으면. 내가 하나짱과 시구레를 보고싶어 하듯이 말이다.
음식, 아이돌 그리고 한류
- June 29, 20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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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히트치고 한류열풍. 그 이후 한국 드라마, 한국 가수들의 일본진출이 활발해졌고, 이제는 일본TV에서 한류는 매우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한국 뉴스를 통해서 인기가 많다 많다 해도, 실제로는 의심많은 성격이라 믿지 않았었는데, 이곳의 한류 열풍은 대단하다. 과연 일본 사람들이 한류에 관심이 있는가는 잘 모르겠지만.. TV에서는 엄청나게 뿌려지고 있다.
카라, 소녀시대, 비스트, 초신성, 장근석.. 금요일 저녁의 뮤직스테이션 차트가 절반 정도가 한국 아이돌 그룹이었던 적도 있었다. 게다가 한국에서 듣도보도 못한 한국 아이돌 그룹이 방송에 게스트로 나오기도 한다.
목요일인가 수요일 저녁 시간에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희안한 정보가 다 나온다. 남산타워의 데이트스팟에 대한 이야기라던지, 엄청 큰 붕어빵을 만들어주는 한국가게라던지. 저녁 6시 생활정보방송 꼭지 같은 느낌이다. (예를 들면 생방송 투데이라던가) 아마도 부분부분 수입해와서 방송해주는 모양이다.
게다가 오후 낮시간은 거의 한국TV같은 느낌이다. 2시부터 5시까지 한국 드라마 특집이다. 최근엔 ‘검사 프린세스’와 ‘커피프린스’를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미남이시네요’를 방영해줬고 ‘메리는 외박 중’도 방송했었다. 아, 이건 장근석의 영향인가. 여튼 한국에서 그다지 인기없던 드라마도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방송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 외에도 사극도 방송한다. 지금은 ‘동이’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일본 한류 중 가장 재밌다고 느끼는 부분은 역시 ‘음식’이다. 일본 도시 어디에서든 한국 식당을 흔히 볼 수 있다. 내가 일하는 사이카보에서도 이시야키 비빔밥(돌솥비빔밥), 육개장, 비빔냉면 등 평범한 한국 음식들이 그대로 팔리고 있다. 맛도 거의 한국식이다. 그런데도 매우 인기가 좋다. ‘맵고 뜨겁다’로 평가되는 한국음식이 일본에게 먹힌다는게 신기하다.
도쿄에 와서 시간이 많다면, 나처럼 워킹생이라면 꼭 신오오쿠보를 가보기를 권한다. 그곳에 가면 일본 내 한류 열풍을 실감할 수 있다.
10년 전 나의 첫 일본여행 숙소가 신오오쿠보의 민박집이었다. 그때는 한국가게가 많았지만, 평범한 외국의 코리안타운 같은 느낌이 강했다. 지금은? 완전 한국이다. 한국 중에서도 가장 번잡하다는 명동에 가깝다.
게다가 신오오쿠보에서 먹는 고기는 리얼 한국식이다. 두툼한 삼겹살을 불판에 올리고 마늘과 김치를 함께 굽는다. 파절임도 나오고 쌈도 나온다. 오히려 왠만한 한국가게보다 더 잘 나오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가격까지 한국식이어서 저렴하다. 지저스.

삼겹살, 떡볶이, 쏘주 한 잔
이 날 신오오쿠보 모임은 한국인, 일본인, 하와이인, 타이인으로 이뤄진 다국적 모임이었다. 다들 맛있다며 어찌나 잘 먹던지.
신오오쿠보에 한국인이 많을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거의 반절이 일본인, 나머지 반절을 외국인이 채우고 있다. 우리 뒷 좌석은 테이블 3개로 이뤄진 단체였는데 그 쪽도 다국적이었다.중국인, 미국인 모두에게 사랑받는 우리 삼겹살! 고기는 아름다운 음식이니까요..
삼겹살은 통으로 구워서 가위로 잘라먹는게 한국식! 우리는 주방가위를 사용하는게 일상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편리한걸 모르다니~ 써보면 빠져들것이다~
그 외에도 신오오쿠보에 가면 한국음식 전부를 먹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난 신오오쿠보에서 감자탕도 먹었다. 기똥차게 맛있는 맛은 아니었지만, 평범한 한국음식이었다. 우리가 뼈다귀살을 발라먹고 있으니 옆 테이블 일본 손님들이 신기한지 쳐다보더라.
그 외에도 호떡, 짜장면, 양념 통닭 등 한국 음식점들이 가득 신오오쿠보 거리를 메우고 있다.
휴일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신오오쿠보 거리에 사람이 가득하고, 가게는 1시간 이상 줄 서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우리도 1시간 기다려서 늦은 저녁을 먹고 10시에 나왔는데, 10시까지도 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 많은 고기집이 다 손님들이 가득가득 하다는거.
유럽이나 다른 나라의 차이나타운, 코리아타운에도 관광삼아 가 본 적이 있지만 신오오쿠보처럼 성공한 외국인거리를 본 적이 없다. 보통은 그 나라의 문화와 섞여서 조금은 변질되기 마련이건만, 신오오쿠보는 정말로 ‘한국식’이다. 그 점이 참으로 놀랍다.
신오오쿠보에서 한국의 음식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국 아이돌은 오리콘차트를 점령했다. 이 두개의 짬뽕으로 일본 방송에서는 한국 아이돌이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방송이 꽤 자주 나온다. 그걸 보고 있다보면 한국음식이 먹고 싶다. 만들다보면 하우스 애들이 모두 좋아하니까 좀 많이 만들고, 결국 한국음식 파티가 되고 만다.
아..내가 지금 한국에 있는가, 일본에 있는가.
한류의 인기를 실감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와라비 고기파티
- June 29, 20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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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ucy
란잔캠프에 갔을 때 고기를 딱 맞게 샀었는데, 시구레가 그 일부를 냉장고에 넣어놓고 깜박 잊는 바람에 급하게 부족한 고기를 더 사게 됐다. 그 때 귀찮아서 너희들끼리 다녀와~라고 했더니..
-_-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 테바사키 등등등을 필요한 것보다 3배 많은 고기를 잔뜩 사서 돌아온게 아닌가. 그러면서 엄마 눈치보는 애들처럼 깨갱깨갱 내 눈치보는 것이다! 난 엄마가 아니라 회계야!!!! 여튼 그렇지만 화는 났다.. 내가 신신 당부를 했건만!! 이 놈들아! 1,000엔씩 더 내놔!!
여튼 당연지사 고기는 남았다. 그래서 그 고기로 라운지에서 한번 더 고기파티, 야키니쿠파티를 하기로 했다. 5일 전에 고기를 먹었으니 질릴 법도 한데, 참 잘도 먹는구나.. 우리 애들이 참 식성이 좋아요….
이 날 송이가 소주를 가져와서, 한국식으로 ‘짠’을 했다. 그 소주가 어찌나 달던지.
































